한국적인 정취를 선명하게 드러내면서도 세계인이 공감하는 조형미와 색감을 지닌 작품세계를 통해 보는 이로 하여금 감동과 명상의 세계로 이끈 김환기는 전통미를 현대화한 세련된 화면구성으로 민족정서와 자연을 추구한 ‘조형 시’ 를 창조하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작가는 1930년대부터 가장 전위적인 활동의 하나였던 추상미술을 시도, 한국의 모더니즘을 리드하였으며 1950년대에 이르러 산, 강, 달 등 자연을 주소재로 밀도 높고 풍요로운 표현으로 한국적 정서를 아름답게 조형화하였습니다. 김환기의 예술은 1956년부터 1959년까지 약 3여년의 파리 시대와 아울러 상파울로 비엔날레에서 수상한 1963년에서 작고한 1974년에 이르는 뉴욕시대에 더욱 왕성한 활동을 보여줍니다. 파리 시대와 서울 시대를 포함한 1950년대까지 그의 예술은 엄격하고 절제된 조형성 속에 한국의 고유한 서정의 세계를 구현하였으며, 1960년대 후반 뉴욕 시대에는 점, 선, 면 등 순수한 조형적 요소로 보다 보편적이고 내밀한 서정의 세계를 심화시켜 ‘전면점화’ 라고 불리는 명상적인 시적 공간으로 숭고한 추상의 세계를 남겼습니다.